열더라도 지시 일관… “인센티브 도입하자”

파트너십 향상을 통한 원하도급자 간의 분쟁예방을 위해 양자간에 협의하고 논의하는 풍토를 건설현장에 되살려야 한다는 업계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 일환으로 현재 유명무실한 상태의 ‘상호협의체’를 활성화하는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도 최근 한 연구보고서에서 하도급대금 체불을 근본적으로 막기 위한 대안으로 ‘상생협의체’의 활성화를 제안했다.

현재 국토교통부는 건설업자간 상호협력평가제도에서 상호협의체를 구성·운영하는 종합건설업체에 최대 5점을 부여하고 있다. 올해도 최상위 업체 177개를 포함해 총 2671개 종합건설업체가 상호협력 우수업체로 선정됐고, 입찰참가자격사전심사(PQ) 등 공공입찰에서 우대를 받게 됐다.

상생협의체에는 발주자, 수급인, 하수급인은 물론 감리자와 현장 기능인까지 참여할 수 있다. 또 공사 품질 및 안전 확보방안을 비롯해 현장복지, 공사방법, 고충사항 등을 협의하고 정보 및 기술교류와 분쟁방지 노력, 민원해소 등 공동 협력사항 처리와 같은 다양한 분야를 다룰 수 있도록 돼 있어 활성화할 경우 많은 분쟁을 예방할 수 있다.

하지만 상호협의체가 실제 운영되는 곳이 드물고 운영되고 있더라도 안전분야 문제만을 다루는데 그쳐 ‘개점휴업’ 상태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 협의체 회의에서는 원도급사의 요구와 지시만 있을 뿐 협력업체들의 의견개진은 어려워 논의와 협의기능을 상실했다고 하도급업체들은 주장하고 있다.

대형업체들은 대신 동반성장위원회의 동반성장지수 평가에 더 관심을 두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도 주로 평가기준에 맞춘 일방적인 지원과 지도 중심이어서 역시 논의와 협의 기능은 약하다는 것이 업체들의 설명이다.

전문건설업체 한 관계자는 “20여개 업체와 거래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상생협의체를 운영한 곳은 단 한곳 밖에 없었다”며 “최근엔 동반성장지수에 관심을 가질 뿐 상생협의체는 유명무실한 기구가 됐다”고 말했다.

또다른 업체 관계자는 “대기업 20여곳의 협력업체지만 지금까지 상생협의체 회의에 불려가 본 적이 없었다”며 “원도급사와의 업무는 일방적인 지시와 요구만 있을 뿐 논의하고 협의하는 풍토는 사라진 지 오래인 것 같다”고 전했다. 건산연은 다양한 인센티브 도입을 제안했다. /반상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