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주자가 수급사업자의 직접지급청구권 발생 후 원사업자에게 생긴 사유로 수급사업자에 대항할 수 있는지와 공사도급계약상 도급인의 지체상금채권과 수급인의 공사대금채권이 동시이행관계에 있는지 판례를 통해 알아봅시다.

B종합건설(원사업자)과 A사회복지법인(발주자)은 도급계약을 체결하면서 지체상금약정을 하였고, B와 C전문건설(수급사업자)은 골조공사에 관해 하도급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2011년 3월 10일 B는 A가 C에게 공사대금 중 3.4억원을 하도급대금으로 직접 지급하는데 동의하였으며, 그 무렵 B가 그 직불동의 사실을 A에게 통지하자 A는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습니다. 이후 C는 지상 2층의 철근콘크리트 공사부분까지 완성하였는데 2011년 4월 26일 당시 미지급된 하도급대금은 1.2억원이었고, 2011년 5월 10일 B에게 하도급대금 1.3억원을 청구하였습니다.

위 지체상금 약정에 따라 B가 A에게 지급해야 할 지체상금은 공사완공예정일 다음 날인 2011년 8월 11일부터 2011년 10월 14일까지에 해당하는 1.6억원인데, B는 2013년 1월 7일 A에게 위 지체상금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A의 B에 대한 공사대금채권과 대등액에서 상계한다는 의사표시를 하였습니다.

발주자·원사업자 및 수급사업자 사이에서 발주자가 하도급대금을 직접 수급사업자에게 지급하기로 합의한 경우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14조에 따라 수급사업자의 발주자에 대한 직접 지급청구권이 발생함과 아울러 발주자의 원사업자에 대한 대금지급채무가 하도급대금의 범위 안에서 소멸합니다.

이때 발주자가 직접지급의무를 부담하게 되는 부분에 해당하는 원사업자의 발주자에 대한 공사대금채권은 동일성을 유지한 채 수급사업자에게 이전되고 발주자는 수급사업자의 직접지급청구권이 발생하기 전에 원사업자에 대하여 대항할 수 있는 사유로써 수급사업자에게 대항할 수 있으나, 직접지급청구권이 발생한 후에 원사업자에 대하여 생긴 사유로는 수급사업자에게 대항할 수 없습니다.

한편 공사도급계약상 도급인의 지체상금채권과 수급인의 공사대금채권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동시이행의 관계에 있다고 할 수 없습니다. (대법원 2010. 6. 10.선고 2009다19574 판결, 대법원 2014. 12. 24.선고 2012다85267판결 등 참조)

위 사례에서 A와 B 및 C 사이에서 2011년 3월 10일 A가 하도급대금을 직접 C에게 지급하기로 합의하였고, C가 2011년 4월 26일 지상 2층의 철근콘크리트 공사부분까지 시공을 마침으로써 그때에 하도급대금 직접지급청구권이 발생하였으며 그 범위 안에서 B의 A에 대한 공사대금채권은 C에게 이전되어 소멸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A의 B에 대한 지체상금채권은 그 후인 2011년 8월 11일부터 발생하였으므로 지체상금채권으로 C에게 이전된 공사대금채권에 대하여 상계를 주장하여 C에게 대항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A의 지체상금채권은 C에게 이전된 공사대금채권과 서로 동시이행관계에 있다고 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공사대금채권에 관한 C의 직접지급청구권이 발생한 후에 A의 B에 대한 지체상금채권이 생겼더라도 동시이행의 관계를 고려하여 위 지체상금채권에 의한 상계로 C에게 대항할 수 있다는 A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대법원은 판결했습니다.

이전에는 발주자가 수급사업자의 직접지급청구권의 행사로 더 불리한 지위에 놓여서는 안 된다는 논거로 직접지급청구권 발생 이후에 생긴 지체상금채권과 직접지급청구권을 상계할 수 있다는 취지의 판결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위 대법원 판결은 수급사업자의 직접지급청구권 발생 이후에 성립한 지체상금채권으로 직접지금청구권과 상계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따라서 수급사업자가 발주자에게 하도급대금 직접청구를 할 때 발주자가 원사업자에 대한 직접지급청구권 발생 이후 발생한 지체상금채권이 있음을 주장하여 동액 상당액에서 상계한 후 그 차액만 지급하겠다고 하는 경우, 위 판례를 근거로 직접청구금액 전액을 지급할 것을 주장하여야 할 것입니다. /전문건설공제조합 법무지원팀(☎02-3284-2122~4)